의학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정작 중환자 진료 현장의 의료인들은 과거보다 더 빈번하게 윤리적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오늘날 의료인은 표준적인 의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그 의료행위의 윤리적 측면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임상 상황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명윤리의 기본원칙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선한 의지로 행한 노력이 때로는 윤리 원칙에 어긋나게 되어 결과적으로 환자에게는 최선의 이익을 보장하지 못하고, 의료인도 간접적인 희생자가 될 수 있습니다.
중환자실은 환자의 생명을 오롯이 짊어져야 하는, 의료의 그 어떤 분야보다도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임상 현장입니다. 최근 시행되고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은 의료인으로 하여금 높은 수준의 도덕적, 윤리적 판단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의료윤리는 진료 현장의 의료인 모두가 함께 알고 배워야 할 핵심 역량이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는 의료현장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도덕적 고뇌와 윤리적 갈등을 의료인 개개인의 판단과 희생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미국중환자의학회에서는 의료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윤리적 문제를 윤리원칙에 따라 접근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Critical Care Ethics』를 출판하였습니다. 이 책을 대한중환자의학회 윤리법제위원회에서 번역하여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미국의 사회문화와 의료환경이 우리 실정과 다르기에 일부 내용은 우리 의료현장에 맞지 않는 것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본다면, 우리보다 앞서 의료행위의 윤리적 기준을 고민한 그들에게서 참고하고 배움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회는 회원들이 중환자 의학의 전문가로서 프로페셔널리즘을 구현하고, 환자에게는 최선의 이익을 제공하며, 중환자 진료 행위의 윤리적 역량을 높이는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2년간 많은 시간을 희생하여 번역에 힘써주신 대한중환자의학회 윤
리법제위원회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대한중환자의학회장
홍성진
Contents
01. 의료윤리의 주요 원칙
02. 이중 효과의 원칙
03. 윤리적 의사 결정
04. 생명윤리분야의 주요 문헌
05. 생명윤리분야의 주요 판례
06. 안락사(Euthanasia)란 무엇인가
07. 치료의 유보와 중단은 차이가 있는가
08. 인공영양과 수분공급은 중단할 수 있는가
09. 의료윤리 관점에서 생애 말기 통증 조절과 관리
10. 무익한(Futile) 치료 요구에 대응하는 방법
11. 사전연명의료의향서
12. 뇌사와 지속적 식물 상태
13.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환자·가족이 없는 환자 관리에 대해 알아야 할 것
14. 중환자실 연구의 사전동의
15. 치료와 연구를 위한 긴급 동의에서 고려해야 할 윤리적 문제
16. 말기 돌봄에서 환자의 종교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것
17. 여호와의 증인, 크리스천 사이언티스트(Christian scientist)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18. 환자가 비전통적인 치료나 보완의학, 대체치료를 요구한다면
19. 병원윤리위원회
20. 소아를 치료할 때 고려해야 할 윤리적 문제
21. 소아 중환자의 부모에게 희망을 전하는 방법
22. 심정지 환자의 가족에게 의료인이 해야 할 일
23. 중환자실에서 완화 의료를 고려해야 할 때
24. 부적절하거나 비윤리적인 치료를 요구 받는다면
25. 의료진과 환자 가족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26. 치료와 연구에서 이해 상충과 윤리적 문제
27. 중환자실에서 분배에 관한 문제
28. 의료 과실 소송에서 증인이 되었을 때 알아야 할 것
29. 환자와 가족에게 의료과실을 이야기하는 방법
30. 왜 우리는 생애 말기 돌봄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31. 장기 기증과 관련한 윤리적 이슈
32. 수술 전 소생술금지 지시와 윤리적 문제
33. 영구적 기계순환 보조 장치와 윤리적 문제
34. 도덕적 고뇌: 가치관이 달라 갈등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35. 함께하는 의사결정
36. 왜 우리는 중환자실에서 미충족 완화 돌봄 요구를 찾아내야 하는가
37. 수술 환자가 심폐소생술금지(DNR) 오더를 요구할 때
38. 임상연구에서 동의 면제
39. 신대체요법과 윤리적 쟁점
40. 중환자실 약품 부족과 윤리적 문제